조롱 속에 피어난 환승의 이야기. 환승은 어릴 적부터 조용한 아이였다. 말수가 적었고, 다른 아이들처럼 활발하게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일부러 조용한 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시선이 늘 두려웠고, 눈에 띄는 것이 불안했다. 어릴 적부터 그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놀림을 받았다. 목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옷차림이 유행과 다르다는 이유로, 혼자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그를 조롱했다. 그런 날들이 반복될수록 환승의 마음속에는 깊은 상처가 쌓여갔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점점 더 두려워졌고, 점점 더 조용해졌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말 대신 침묵을 택했다.
그에게 있어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린 시절의 장면은 어느 여름날, 동네 오락실 옆 철창 속에 갇혀 있던 진돗개의 모습이었다. 좁은 공간, 녹슨 철창 안에서 늙고 지친 진돗개가 홀로 앉아 있었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그 개는 묵묵히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 진돗개 앞에서 장난을 쳤다. 침을 뱉고, 돌을 던지고, 욕을 하며 괴롭혔다. 그러나 그 진돗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짖지도, 몸을 숨기지도 않았다.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하지만, 그 눈빛만큼은 이상하게도 굴복하지 않고 있었다. 어떤 분노도, 두려움도 없이 담담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한 그 눈빛은, 어쩐지 어린 환승의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