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을‘자유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떠오른 건, 어느 날 문득 한 문장을 마주했을 때였다.
“인생은 B와 D 사이, C의 연속이다.”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선택(Choice).짧지만 묵직한 이 문장은, 마치 내가 살아온 삶의 골목을 단숨에 꿰뚫는 듯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다.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어떤 이름으로 태어날지를 선택하지 않는다.의지 없이 시작된 생은, 그렇게 ‘무력한 존재’ 로 세상에 첫발을 디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태어난 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하는 존재가 된다.
말을 배울지, 침묵할지.사랑할지, 외면할지.떠날지, 머물지.꿈을 따를지, 현실에 안주할지.살아갈 것인지, 살아내야 할 것인지.삶은 끊임없는 C의 연속, 선택의 연속이다.
이 글은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태어난 후 나는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때로 B와 D에 압도당한다.삶의 시작은 기억나지 않고, 삶의 끝은 언제나 예고 없이 다가온다.그러니 우리는 지금 이 순간, B와 D 사이의 좁은 틈에서 선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에세이는 그 선택의 기억들을 되짚고, 그 안에서 흔들리고, 때로는 머뭇거렸던 한 인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여정이다.
완벽한 답은 없다.다만, 질문을 멈추지 않고, 선택의 무게를 껴안으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려 한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짧은 여정이다.그리고 그 여정은, 우리가 얼마나 깊이 선택했는가?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