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대학생활은 국민 윤리가 필수였다. 캠퍼스에서는 연일 데모가 일어났고 조교는 국민윤리를 가르치며 칼 포퍼를 통해 마르크스 사상은 과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학 자폐아 필자는 무슨 뜻인지 모르는 중간고사 문항을 받아 들고 헛소리를 했다.
인생은 길다. 거부했던 철학을 말년에 들추니 말이다. 자연 현상을 예측하는 과학으로 단련되었으니 인간 행위를 이해하는 철학도 파 볼 만하다며 도전했다. 처음 일 년 있음과 없음을 두고 빌빌 꼬는 철학에 덩달아 맴돌았다. 똥개 훈련에 짜증도 났다. 무모하게 도전했다며 후회할 즈음 젊은 날 자신을 후회하는 철학자에게서 힘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