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식을 몰랐다.
시였는지 산문이었는지, 다만 내 안에서 부서져 나왔을 뿐이다.
걸어온 자리마다 단어가 눕고, 문장이 누웠다.
어느 날은 침묵이 앉아 잠시 쉬어갔다.
나는 친절하지 않았다.
찬양하지도 않았다.
설명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눈치로 고른 말들, 대치어로 메운 문장들, 실패한 시들?
그 모든 것마저 지난 나였다.
글은 언제나 씨름 같았다.
어리석음을 덮지 않고,
고집을 깎아 세우며 나를 벼렸다.
엿장수처럼 흘리듯 걷고,
그 틈에 마음은 벌써 다음 시집을 향해 간다.
오늘도 나는 하루를 살아낸다.
한 끼의 밥처럼,
하루를 다 비워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