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암환자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눈앞에 캄캄했다. 평생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지 못한 것이 큰 후회로 다가왔다. 병실에서 수첩에 버킷리스트를 적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동안, 나는 신기하게도 평온함을 느꼈다. 죽음의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나를 짓누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 목록을 모두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설렘과 기대감이 생겨났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그때부터였다. 나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더 이상 시들어가는 환자가 아니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었고, 나에게는 이뤄야 할 꿈들이 있었다. 나는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때로는 힘들었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렸고, 수첩 속 버킷리스트를 다시 읽었다.
가족들은 나의 변화에 놀라워했다. 아내는 내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고, 아이들은 나의 버킷리스트 도전에 가장 열렬한 응원군이 되어주었다. 그들의 사랑과 믿음이 나를 다시 살게 했다. 기적처럼 내 몸의 암세포는 더 이상 증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의사도 고개를 갸웃거릴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의사는 “강한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깨달았다. 버킷리스트는 단순한 소원 목록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하고, 죽음을 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준 나침반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버킷리스트 여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삶의 끝자락에서 시작된 나의 기적 같은 이야기. 이 이야기가 지금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당신에게, 혹은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고통받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