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나뭇잎 끝을 스칠 때,
그 소리를 오래 귀에 담아둡니다.
햇살이 이마를 포근히 감싸는 순간,
그 따스함이 피부를 넘어 마음 속 깊이 번져갑니다.
사람들은 이런 찰나를 두고 ‘행복’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이 훨씬 더 오래된 숨결의 자취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크고 요란한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누군가 건넨 짧은 인사,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새벽 냄새, 오래된 책장을 넘길 때 손끝에 스치는 부드러운 마찰,
그 모든 것들이 내 숨과 닿아 빛을 띠는 순간, 그 자리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집니다.
이 시집은 그런 순간들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일상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빛이 될 수 있는 장면들,
그 장면 속에서, 우리는 행복이 먼 곳이 아니라 숨이 닿는 가까운 곳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시집 속에서 행복을
거창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것이 어떻게 우리 곁을 스쳐가고, 머물고,
다시 흘러가는지 조용히 따라가 보았습니다.
행복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감사하며, 그대로 두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집을 펼치는 동안,
숨과 숨이 맞닿는 자리에
작은 온기가 생기길 바랍니다.
그 온기가 오늘을 지키고, 내일을 부드럽게 이끌어주기를,
책장을 덮는 순간에도 그 숨결이 마음 한켠에서 오래 머물기를 기도하듯 바라봅니다.
이 책을 펼치는 모든 분들이,
삶 속에서 자기만의 고유한 행복을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온전히 느끼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일상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어, 오랫동안 곁에 머물 수 있다면 더없는 기쁨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