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섬세한 춤사위
이 시집의 시인이 추는 춤은 화려하고 장대한 군무가 아니다. 오히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풍경과 사물 속에서 발견한 찰나의 의미를 붙잡아내는 섬세하고 고요한 독무(獨舞)에 가깝다. 「손바닥의 온기」, 「도시의 달」, 「우편함 앞에서」, 「커피 잔」 등에서 볼 수 있듯, 시인의 시선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 속에 머문다. 택배 상자에 남은 체온, 세 번 틀린 비밀번호, 텅 빈 우편함의 무게와 같은 사소한 순간들은 시인의 정갈한 언어를 통해 한 편의 시조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