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상실하고, 다시 회복해 가는 감정의 여정을 ‘우주’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시집이다. ‘중력’, ‘공전’, ‘속도값’ 같은 물리학 언어를 감정의 현상과 연결해, 사랑을 정제된 언어로 관측하고 실험하려는 독창적인 시도를 담았다. 시인은 감정을 흘러가는 감상이 아니라,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는 궤도와 질량을 가진 현상으로 바라본다.
각 시는 감정의 상태를 하나의 관측값으로 설정하고, 우주적 법칙에 비추어 그 움직임을 해석한다. “질량이 클수록 속도 변화가 어렵다.”라는 물리학 명제는 곧, 이별 이후 무거운 감정이 왜 오래 남는지를 설명해 준다. 시집은 사랑의 시작부터 흔들림, 회복에 이르기까지의 감정 흐름을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감정의 순환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었으며, 곳곳에 배치된 ‘작은 서문’과 ‘작은 끝말’은 시의 감정선을 해석하고 음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절제된 시어와 정밀한 구조는 격정보다는 여운을, 울분보다는 관찰을 선택한다.
이 시집은 지금 내 감정이 어떤 궤도에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를 묻게 만드는 고요한 실험이다. 감정을 다정하면서도 이성적인 시선으로 관측해낸 이 시집은, 단순한 시집을 넘어 감정의 물리학에 관한 섬세한 탐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