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늘 누군가의 손끝에서 열린다.
이 책은 내 아버지의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가난과 고단
함, 묵묵한 침묵으로 이어온 삶이었지만, 그 속에는 누구
보다 깊은 사랑과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 흔적을
오래 더듬으며, 글로 다시 살아내고자 했다.
아버지를 기억한다는 것은 한 사람을 넘어, 부모 세대와
우리 모두의 시간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의 발자국은 고향의 흙에 묻혀 있고, 그의 목소리는
바람 속에 스며 있다. 나는 그 빛바랜 조각들을 글로 붙
잡아 두려 했다.
이 책을 펼쳐 읽는 동안, 독자 한 분 한 분의 마음에도 당
신의 아버지, 당신의 어머니가 떠올려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이 책이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되기를 소망한다.
소유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