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 가장 먼저 마주한 손길이 가족이었고, 가장 오래 남을 목소리 또한 가족일 것이다. 내가 쓰려는 이 자서전은 특별한 사건의 기록이라기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낸 시간에 대한 고백이다.
우리는 흔히 가족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늘 곁에 있기에, 늘 함께하기에 그 소중함을 잊는다. 그러나 돌아보면 가족 안에는 결코 뻔한 순간이 없었다. 매일의 대화, 사소한 다툼, 작은 웃음 속에도 삶의 진실이 숨어 있었다. 마치 장난감 마이크를 돌려가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던 가족회의처럼, 우리 가족은 늘 말하고, 듣고, 함께 웃으며 자라왔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가족을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우리 가족의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작은 일상의 축적으로 이루어졌다. 꽃 한다발보다 꽃 한 송이를 백 번 주면 더 좋아하듯이, 사소하지만 자주 전해진 관심과 위로가 우리를 지탱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관계의 본질이자, 행복의 비밀이었다.
이 책은 내 삶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우리 가족의 성장기록이다. 부모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내가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여정임을 말하고 싶다. 산울, 살아있는 울타리. 가족이다. 이 글이 언젠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물어보며, 당신 가족의 이야기도 써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