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질그릇(陶虛)은 내가 나를 부르는 이름이자 내 삶의 지향이다
마음이 가는 길에도 관성이란 것이 있어 책을 읽으며 또는
혼자 길을 가면서 방향과 속도를 가늠해 보던 것들이 하나둘 쌓였다.
어떤 기준도 순서도 없다.
때때로 우두커니 고개 떨구고 서서 혼자 곱씹어 볼 뿐이다.
구성이 어설프고 특히 혼잣말인 〈자정표〉는 많이 잘못되었으리라.
그저 길을 가며 간결하게 오래 지닐 수 있는 것만을 염두에 두었기에
실소로 넘겨주시는 독자제현의 아량을 간구하며
다만 누군가의 취모검을 가는 타산의 돌이 되었으면 할 뿐이다.
2부는 나무 그릇에 보옥을 담아 올리자니 너무 엄숙하고 송구하여
밑에 빈천한 집안의 무명 다포를 한 장 깔았다.
전작 〈좌법(坐法)〉의 도사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