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시를 쓰려 한다. 들판을 스치는 바람, 나뭇잎의 떨림, 흐르는 강물의 조용한 노래 속에서 시의 씨앗이 자란다. 자연은 침묵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았을 뿐, 나는 그 무언의 언어를 듣고, 느끼고, 내 언어로 옮기려 애쓰고 있다. 시는 그렇게 태어난다.
자연을 바라보는 일은 곧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나와 자연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거울이자 분신이다. 꽃 한 송이 앞에서 멈춰 선 나의 시선이, 결국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듯, 시를 쓴다는 것은 내면을 다듬고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