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절마다 오그라지고 꼬부라져서, 10년 가까이 옴짝달싹 못 하고 누워서 살았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후반부터, 관절들이 망가지고 꼬부라지고 굳어 버리는 바람에, 바깥출입은 물론 수년 동안 아랫목에서 윗목에도 가 보지 못한 채, 나무처럼 이부자리에서 먹고 싸면서 살았다.
그런 지경에도 치료의 열망이 치솟던 초기에는 불치병이라는 병원 진단을 순순하게 받아들일 의향이 조금도 없었다. 게다가 일평생 병원의 단골 환자로 살아갈 의사도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불치병을 내 상전으로 모시고 떠받들어 가면서 살아갈 뜻조차 눈곱만큼도 없었다.
이렇게 병을 고치려는 열망이 심장으로부터 치솟았지만, 맹물조차도 치료제라고 이름을 붙이면, 치료의 열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통증은 관절마다 이리저리 유람하면서 흥겹게 뛰놀았으니, 무슨 재간으로 그놈하고 맞붙어 쌈박질을 벌일 수 있었겠는가! 내가 가진 공격무기라고는 고작 나무뿌리나 이파리 같은 민간요법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불치병의 거센 공격은 점점 더 심해졌다. 의술이 충천하는 이 시대에, 그동안 무시하고 깔보면서 쳐다본 적도 없는 민간요법을, 무섭게 공격하는 통증에 들이대도 그놈들의 행패는 점점 더 심해지기만 했으니, 하늘을 찌르던 무모한 용기도 허방을 짚은 자신감도, 슬며시 꼬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