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아주 가까운 거리에 대하여
시를 쓰기 시작한 건
마음이 자주 말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할 말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감정은
말이 되기 전에 사라지곤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많은 말을 남기고 싶었지만,
실은 가장 적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너무 잘 안다고 믿었기에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집은 그 조용한 간격에 대한 기록입니다.
식탁 위, 잠든 아이 옆,
병원 복도, 씻지 못한 그릇 속에서
작게 울리던 마음의 조각들을
숟가락 하나의 거리만큼
천천히 옮겨 적었습니다.
읽는 분들께
당신만의 ‘거리’가 떠오른다면,
그 거리에서 느꼈던 마음이
다시 당신 안을 데우기를 바랍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한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