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바람이 불어오는 자리
바람은 계절보다 먼저 변화를 안다.
어떤 마음은, 그 바람을 먼저 알아채곤 한다.
그 사람을 향한 감정도 그랬다.
처음엔 그냥 익숙함이라고 생각했다.
자주 마주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저 오래 봐서 편한 거라고.
하지만 어느 날,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마음은 확신을 얻었다.
보고 싶다고,
그 사람의 부재가 낯설다고,
내가 지금 이 자리를 기억하게 될 거라고.
아주 조용히 시작된 마음.
그건, 가을빛처럼 천천히 물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