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에 밤새 줄을 서고, 불편한 디자인의 한정판을 되팔기 위해 클릭 전쟁을 벌이며, 바다 위에서 연료를 태우는 초호화 요트와 우주 관광에 열광하는 시대. 이 모든 낭비처럼 보이는 소비에는 사실 냉정한 논리와 확실한 보상이 숨어 있다. 이 책은 베블런의 통찰을 오늘의 인스타그램 경제와 리셀 플랫폼, 팬덤 문화, 크립토와 럭셔리 시장으로 가져와 묻는다. 왜 사람들은 실용성이 낮은 것일수록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가. 그리고 그 욕망은 어떻게 나와 시장, 도시, 지구를 바꾸는가.
저자는 사회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신호이론과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교차시키며 과시와 희소성, 스토리텔링이 가격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 해부한다. 슈퍼카와 초고가 미술품, 하이엔드 시계와 스니커즈, 럭셔리 호텔과 미식, NFT와 굿즈, 자선과 ESG까지. 때로는 완전히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어떻게 상징자본이 되어 계급을 구분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을 팔며, 승자독식의 시장을 굴리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부자들을 관찰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게임판 위에 서 있다. 좋아요와 팔로워가 통화가 되고, 희소한 경험이 화폐가 된 오늘, 평범한 소비자도 작은 과시의 유혹과 계속 마주한다. 저자는 그 순간들을 포착해 왜 합리적 사람도 비합리적 지출을 선택하는지, 그 선택이 뇌와 감정, 또래 집단과 알고리즘에 어떻게 의해 강화되는지 밝힌다.
쓸모없음은 정말 쓸모없을까. 이 책은 무형가치의 세계도 함께 비춘다. 스토리와 의식, 놀이와 축제가 공동체를 묶고 창의 산업을 밀어 올리는 긍정적 작동도 있다. 동시에 과시 경쟁이 불평등을 심화하고 환경 비용을 외부화하는 그림자도 있다. 저자는 이 양면을 동시에 보며, 개인과 기업, 도시와 정책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