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와 자유의 고상한 이상만으로는 미국 헌법의 탄생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헌법 제정과 비준을 움직인 힘의 상당 부분이 돈과 재산, 즉 경제적 이해관계였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1914년에 처음 출간된 찰스 A 비어드의 고전은 제정 주역들의 재산 구성과 공채 보유 현황, 상업과 제조업의 이해, 도시와 농촌의 갈등, 채권자와 채무자의 대립을 촘촘히 추적하며 통설을 전복한다.
비어드는 왜 헌법이 특히 동산 재산과 공채 보유자 등 퍼스널티의 이해를 강하게 보호하도록 설계되었는지, 왜 주 헌법보다 연방 헌법이 계약과 재산권에 더 두터운 방패를 쳤는지, 왜 비준 과정에서 항구도시와 상업 중심지는 찬성하고 내륙의 소농과 채무자 집단은 반대한 경우가 많았는지를 역사적 자료로 설득한다. 또한 주별 비준회의의 표 대결을 통해 헌법이 “온 국민의 만장일치”가 아니라 적극적 소수의 조직력과 자금력에 의해 통과됐다는 불편한 사실을 제시한다.
이 책은 미국 건국 서사를 낭만에서 현실로 끌어내린 문제작이자, 정치 제도 뒤에 놓인 경제적 기반을 읽어내는 방법론의 출발점이다. 비어드의 주장은 이후 학계에서 치열한 논쟁과 비판을 불러왔지만, 헌법을 권력과 이익의 배치라는 관점에서 재검토하게 만든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건국의 이상과 이해가 어떻게 얽혀 제도로 굳어지는지 알고 싶은 독자, 제도 설계와 정치경제의 접점을 찾는 연구자, 오늘의 헌정 질서를 새 시각으로 읽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은 강력한 문제 제기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