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독일 역사학파의 개창자 빌헬름 로셔가 쓴 이 책은 경제를 추상적 공식이 아니라 시대와 제도 속에서 이해하려는 야심찬 시도다. 생산과 분배의 원리를 역사적 맥락과 묶어 읽으며 사상과 현실이 서로를 어떻게 빚어 왔는지 차근히 밝혀 준다.
초반부에서는 사유재산과 가족 상속의 의미, 토지 소유의 정당성과 한계, 신용과 부채 법제의 변천을 통해 근대 경제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어서 상품의 유통과 가격이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법과 관습 경쟁의 자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고, 금과 은의 성질과 화폐로서의 우월성 가격혁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 물가와 분배에 끼친 파장을 추적한다. 지폐와 강제통용 같은 민감한 주제도 피하지 않고 장단점을 균형 있게 논증하며 화폐제도의 병과 처방을 제시한다.
로셔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논쟁 공동재산과 노동조직 구상 같은 당대의 급진적 아이디어를 냉정하게 검토하면서도 자유경쟁의 힘과 국가의 책무가 만나는 접점을 모색한다. 그 결과 독자는 경제 원리와 역사 사실을 동시에 배우며 지금 우리의 정책과 시장을 판단할 기준을 얻는다.
고전 경제학의 논리 위에 역사적 감각을 얹어 읽는 즐거움 이 한 권이면 숫자와 도표 너머의 살아 있는 경제가 보인다. 학생과 연구자는 물론 제도와 정책의 뿌리를 알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