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자연·법·글과의 만남,
그 시절 향기를 담은 자전적 서사
이 산문집은 환갑·진갑 다 지난 어느 늙은이의, 시절 인연의 주름을 펼쳐보는 자전적 서사다. 우리가 존재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것에 아로새겨져 있는 주름을 펼쳐보는 것이고,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에게 새겨진 그 골의 폭과 깊이를 아는 것이다.
시절 인연이란 사람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법과의 만남, 글과의 만남 등 일체 만남을 말한다. 사랑하고 미워했던 가까운 인연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삶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이고, 도전과 시련 사이 다투고 부대꼈던 삶의 현장들이며, 함께 살아 숨 쉬며 견뎌왔던 자연과의 내밀한 속삭임이다. 내 안의 우는 아이를 달래주기 위해 어느 날 문득 다가온 부처님의 법이요, 살아가며 다가온 소소한 알아차림이다.
돌이켜보면 어떤 만남은 오래 머물러 삶을 지탱해 주었고, 어떤 만남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 흔적만 남겼다. 그러나 머물렀든, 스쳤던 그 모든 시절 인연은 평범한 날들 속에 스며들어, 삶을 물들인 향기로운 법문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이제 글을 써 내려가며 그 주름을 펼쳐보는 여정을 떠나본다. 그러면서 그 시절 향기를 재해석하여 주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한번 살아보려는 다짐으로 새 아침을 열며 조용히 기도를 올린다.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이다.
작가는 시절 인연의 깊이 있는 주제를 통해 삶의 여정과 깨달음을 담아내고, 개인적이면서 시대적인 상처와 아픔을 내밀한 일기를 드러내듯 담대하고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삶을 배우는 건 크고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순간을 마주하는 일이다. 그 매 순간은 한 편의 향기 법문이다. 다만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을 뿐이다. 작가는 독자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인연 따라 익어간 그 향기의 속삭임을 나누어 보려 한다. 삶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일상에서 마음의 평온과 지혜를 얻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타인을 너그럽게 품을 수 있는, 깊은 통찰과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작은 바람과 소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