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요. 비가 내릴 때는 친구들은 무얼 할까요? 집 밖으로 나가 보니, 집 근처에도, 학교 앞에도, 동네 공터에도 아무도 없어요.
아마도 비가 와서 모두 집에 있나 봐요. 친구들은 집에서 책도 읽고, 티브이도 보고, 밥도 먹고 있을 듯해요.
그래요,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비를 맞으며 혼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집에서 따뜻하고도 감미로운 코코아를 마시며, 비가 와도 혼자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놀이나 취미로 할 만한 것을 해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 어울려 집 밖에서 뛰노는 것도 무척 흥겹고 신나지만, 창문 앞에 혼자 앉아 창문을 적시는 빗줄기를 보며, 달콤한 맛의 향기가 가득한 따스한 코코아와 함께, 혼자서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것을 해 보는 것도 흥미가 절로 느껴지는 무척이나 멋진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이렇게 비가 올 때는 친구들의 환한 얼굴과 웃음소리는 물론, 빗물처럼 촉촉한 노래와 이야기가 듬뿍 실린, 기쁨과 즐거움이 날마다 언제나 넘쳐흐르는 동시집을 펼쳐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빗소리에 젖어, 그 부드러운 코코아 향기의 품속에 폭 안겨, 언제 읽어도 기분이 유쾌해지고 마음 또한 흐뭇해지고 따뜻해지는 동시집을 읽어 봐야겠어요.
어, 그런데 아직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동시집을 마주한 마음속에선 그 동시집의 재미난 동시들이, 비가 갠 후에 다시 만날 수 있는 포근한 햇살처럼 벌써부터 즐겁고 흥겹게 뛰노는 듯해요. 밝고도 아늑한 친근한 얼굴 표정을 하고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