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성공담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아이 핸드폰 중독을 완벽하게 해결했어요'라는 해피엔딩도 없다.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는 육아서도 아니다. 오히려 실패담에 가깝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전쟁에 관한 기록이다.
다만, 한 엄마가 사춘기 아들들과 함께 부딪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배운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
2백만 원 게임 현질 사건으로 경찰서에 아들을 데려갔던 날, 당근마켓에서 상품권을 팔아 사기를 당한 아이를 발견했던 날, 음란물을 보는 아이와 대화해야 했던 날, 그리고 와이파이를 들고 출근했던 그날들.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조금씩 성장시켰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법을 배웠다.
우리 부모 세대는 부모와 선생님, 어른들을 보고 자랐다. 롤모델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SNS 속 화려한 세상을 보며 자란다. 인플루언서, 유튜버, BJ... 끝없이 편집되고 가공된 삶들을 보며 감사보다는 불만을, 만족보다는 결핍을 배운다.
게임은 아이들의 사고를 마비시킨다. 즉각적인 보상, 빠른 자극, 끝없는 도파민.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재미없어한다. 가정 내 대화는 단절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쓰기로 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에게 "당신만 그런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어서. 완벽한 부모인 척하지 않고, 실패도 솔직하게 나누고 싶어서. 25년차 군인, 리더십 전문가, 심리상담 전공자인 나도 이렇게 무너졌다고 고백하고 싶어서.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무너져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나쁜 부모가 아니다. 다만 아이들보다 한 발 늦게 디지털 세상에 발을 디딘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