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사계절이 흐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녹음이 짙어지고, 가을에는 낙엽이 지고, 겨울에는 흰 눈이 쌓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당연한 순리대로 흘러가는데, 나의 시간은 늘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만 같습니다. 예순의 나이가 되었지만, 내 마음의 시계는 여전히 스물다섯, 그 캄캄했던 밤에 멈춰 서 있습니다.
이 글은 어쩌면, 멈춰버린 내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려는 마지막 발버둥인지도 모릅니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슴속에만 담아두었던, 그러나 단 한 순간도 잊을 수 없었던 단 하나의 소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해서 꿈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 저에게는 평생을 바쳐도 가닿을 수 없었던 신기루 같은 그것에 대한 기록입니다.
저는 이 넋두리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꾹꾹 눌러쓴 글자들이 모여 희미한 길 하나를 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길을 찾는 이 고독한 여정 자체에 작은 의미라도 있기를. 그리하여 이 노래가 끝나는 날, 제 멈춰버린 시간도 비로소 다시 흐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