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 엄마였던 내가, 어떻게 부모교육을 말하게 되었을까?’
“우리 집은 어떤 집 같아?”
어느 날, 문득 장난스럽게 던진 질문이었다.
따뜻한 대답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말은 뜻밖이었다.
“엄마 아빠가 나이 많아서 피곤한 집…?”
그 말에 잠시 마음이 따가웠다.
하지만 곱씹어보니 사실이었다.
나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큰아이의 중학교 2학년 사춘기와
나의 갱년기가 정확히 겹쳐버렸다.
호르몬과 호르몬의 정면 충돌.
매일이 전쟁이었고,
말 한마디가 서로의 심장을 할퀴던 시간이었다.
처음엔 아이를 바꾸면 해결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선명해졌다.
“바뀌어야 했던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는 사실.”
문제는 그게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몸에 밴 말투, 습관, 감정 처리 방식,
순간 욱하는 반응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잘하려고 했지만 자꾸 실패했고,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0점 엄마’라 부르며 주저앉았 다.
‘나는 왜 이럴까?’
‘나는 부모 자격도 없는 사람인가?’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아이들의 거친 감정 속에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감정이 가라앉은 틈을 타 아이에게 조 심스레 말했다.
“엄마가 미안해. 아직도 엄마는 0점인 것 같아…”
그때 아이가 뜻밖의 한마디를 내게 선물했다.
“아니야, 엄마. 그래도 엄마 80점은 돼.
그리고 엄마는 늘 노력하잖아.”
그 말 한마디에 무너졌던 마음이 다시 일어설 수 있 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가족은, 아이는,부모를 끝없이 성장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서로에게 혹독하지만 가장 따뜻한 스승이라 는 것을.
그날 이후 나는 ‘변화’를 향해 진짜 공부를 시작했다.
상담, 코칭, NLP 심리학을 배우며 나 자신을 변화시키 는 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다.
부모의 치유 없이는 아이의 성장은 온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부모가 한 걸음 달라질 때, 가정 전체의 공기가 바뀐다는 사실을.
그 깨달음이 나를‘부모교육 강사’라는 길로 이끌었다.
나는 누군가보다 잘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흔들리고,
누구보다 실패했던 엄마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기에 엄마의 눈물, 아빠의 좌절,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진짜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이 책은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넘 어져본 엄마, 울어본 아빠,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선 부모가 건네는 이야기다. 부대끼고 울고, 화해하며 조금씩 더 ‘어른’이 되어갔던 그 경험이 이 책의 모든 줄기의 뿌리다.
나는 여전히 완벽한 부모가 아니다. 하지만 더는 0점 엄마도 아니다. 아이들의 말처럼 아마… 80점쯤 되는, 그리고 내일은 81점을 향해 걸어가는 부모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에서 얻은 가장 솔직하고 뜨거운 기록이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해도 좋다.
당신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부모’라는 사실을 잊지않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여정의 첫걸음은, 사랑을 다시 배 우는 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