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연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적 수필집이다. 작가 장익봉은 수십 년간 공직의 길을 걸으며 지켜본 숲과 강, 바람과 빛,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생명의 기척을 문학으로 옮겼다. 소백산의 능선과 단양강, 마당의 풀과 꽃, 산불의 재와 그 위로 돋아난 초록빛 회복까지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한 사람의 경험이 230여쪽의 조용한 문장으로 스며 있다.
그의 글은 자연을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연과 함께 숨 쉬는 마음의 기록이다. 산불의 경계에서 지켜 본 숲의 회복력, 작은 꽃잎 하나에 깃든 온기, 단양쑥부쟁이·피랑추 같은 자생식물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절제된 문장 속에 오래 머문다. 작은 생명의 떨림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그의 글은 삶과 자연이 하나의 숨결로 이어지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서정으로 흐른다.
책은 총 7부로 이루어져, 자연과 인간의 교감, 생태와 존재의 성찰, 그리고 치유의 여정을 유기적으로 담아낸다.
제1부는 소백산과 산불 진화 현장을 통해 숲의 강인함을 기록하고,
제2부는 마당과 정원의 꽃과 나무를 통해 삶과 자연의 교감을 보여준다.
제3·4부는 숲과 강가의 자생식물에 대한 관찰을 문학적으로 해석하였으며,
제5·6부는 꽃잎, 나무, 바람, 계절빛 등 자연의 미세한 감각을 시적으로 포착한다.
마지막 제7부는 호수와 구절초, 족두리꽃을 따라 깊어지는 회상을 통해 나이듦과 귀향을 이야기한다.
『숲의 숨결을 품은 길 위에서』는 단순한 자연 예찬이 아니라, 삶의 후반부에 이르러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한 인간의 사유 기록이다. “생생치락(生生致樂)”, “무위이화(無爲而化)”,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와 같은 동양철학의 문장이 자연 관찰과 어우러져, 생명에 대한 이해와 겸손을 더욱 깊게 한다.
이 책의 문학적 힘은 ‘숲’을 배경이 아니라 정서적 주인공으로 세웠다는 데 있다. 숲은 작가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상처를 감싸는 치유의 손이며, 재 위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희망의 상징이다. 지역성과 생태성, 치유성과 철학성이 조화를 이루며 산림문학의 정신과도 맞닿는다.
50여 편의 수필과 시적 단상들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유려하게 배열되어 있어, 독자는 봄의 첫 잎에서 가을의 석양까지 자연의 시간을 한 호흡으로 건너가게 된다. 서정적이면서도 절제된 문장들은 자연이 건네는 위로와 조용한 회복의 감각을 독자의 마음에 천천히 스며들게 한다.
『숲의 숨결을 품은 길 위에서』는 숲과 자연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이들에게 바치는 한 권의 문학적 헌사다. 상처를 어루만지고 싶은 이들, 세월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이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다시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안식의 길이 되어줄 것이다.
책을 덮는 순간, 숲은 결코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숨결이 이미 마음의 길 위에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게 된다.
- 차 례 -
? 프롤로그 | 생생치락 무이이화 (生生致樂 無爲而化) 5p
제1부. 자줏빛 별 하나, 남한강 바위틈에 핀 이름 7p
1. 소백산을 매일 오르게 한 그날의 약속 8p
2. 불의 계절, 타오른 산림과 지켜낸 마음 17p
3. 다시 숲이 되기 위하여 20p
4. 바람의 날, 불꽃의 경계에서 23p
5. “불”씨 하나의 무게 27p
6. 불의 경계에서 숲을 지킨 나의 시간 30p
7. 오늘도 숲을 걱정하고 있다 34p
제2부. 숲을 지나 나무와 꽃으로 번진 미소 37p
8. 산을 오르고 숲을 해치며 임도가 연필 끝에서 피어날 때 38p
9. 작은 정원에 머문 큰 사랑, 나의 삶을 피워낸 나무와 꽃들 46p
10. 마당에 머문 큰 나무와 꽃의 사랑 50p
11. 목단나무 아래 할아버지의 미소 55p
12. 숲으로 스며든 나의 시간 57p
13. 기증한 나무와 꽃, 식구와 내 마음에 머문 온기 60p
제3부. 숲을 그리며 쓴 수필과 시 64P
14. 앵두꽃 진 자리, 봄을 다시 심다 65P
15. 숲의 숨결을 품은 길 위에서 69P
16. 마당가에 핀 산철쭉의 속삭임 73P
17. 수국 아래 그리움을 적시다 75p
제4부. 단양 강변, 쑥부쟁이와 복숭화 사이에서 귀 기울이다 77p
18. 단양 강변에 깃든 꽃 ”단양쑥부쟁이”를 아시나요 78p
19. 소나무가 내게 말을 걸던 날 81p
20. 가을의 속살에 귀를 대면 83p
21. 산 아래 너라는 꽃 복숭화 85p
22. 봄, 꽃들과 속삭임 87p
23. 나무의 숨결에 기대어 90p
24. 4월 숲의 연서(戀書)에 피어나는 숨결 93p
25. 꽃잎 흩날리는 날, 숲으로 가다 95p
26. 석회석에만 자라는 피랑추의 향기 98p
27. 노란 꽃나물, 삼립 국화의 기억 108P
제5부. 봄 숲으로 가는 길, 너에게 닿다 114p
28. 가을이 깊어지면 구절초 꽃이 필 것이다 115P
29. 국화, 그 향기를 기다리며 119p
30. 계절을 입은 마당, 나무와 꽃을 심는다 122p
31. 리솜 포레스트, 산속에 숨겨둔 내 안식처 129p
32. 봄날, 초롱꽃이 피어 있는 카페에서 133p
33. 庭紅不及花 (정홍불급화 ) 136p
34. 숲의 붓끝에서 책을 쓰다 137p
35. 녹색의 숨결로 피어난 너라는 숲 142p
제6부. 숲, 계절, 꽃, 그리고 새들과의 교감 146p
36. 무서운 퍼포먼스 147p
37. 물극필반(物極必反)으로 피운 마당 가 꽃잎들 149p
38. 내 마음의 산책 150p
39. 가슴앓이의 시작 151p
40. 꽃잎들의 작은 연주회 152p
41.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 153p
42. 아픈 내 영혼 154p
제7부. 초가을 호수 위, 족두리처럼 스민 그리움 155p
43. 어쩜 족두리처럼 꽃을 만들었나 156p
44. 가지 끝에 홀로 앉아 157p
45. 초가을 석양이 호수 위에 붉게 스민다 159p
46. 혼자 걷는 숲길, 천천히 깊어지는 삶 160p
47. 구절초, 애타는 사랑으로 피어나다 161p
48. 숨 쉬는 겨울 숲, 새들도 짐승들도 홍매화의 봄을 기다린다 162p
49. 태양의 혀끝에서 마당은 젖는다 163p
50. 괴물비, 남부를 덮치다 165p
51. 숨의 윤리, 숲의 약속 168p
52. 민들레와 제비꽃을 정성스레 그려 넣는다 171p
53. 그리움이 붉게 타는 날 꽃나무 아래에서 173p
54. 가녀린 춤, 기다림의 꽃잎으로 175p
55. 하얀 산수화를 그려놓고 177p
56. 구룡사에 가을을 지나며 180p
57. 숲의 빛에 물들다 182p
58. 숨비 184p
59. 강아지 풀대 은밀한 피어남과 투명한 울음 186p
60. 비의 말, 꽃의 숨결 189p
|해설| 그는 숲에 연필을 들이대는 시인이다 192p
? 에필로그 | 樹欲靜而風不止 (수욕정이풍부지) 22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