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은 탐라(제주)를 빚어낸 창조신입니다. 바다가 하늘이었을 때, 홀로 이 땅을 일으켜 세운 거대 여신의 이야기는, 이후 탐라국 건국의 신화(삼성신화)보다 훨씬 더 깊은 시간의 층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록 역사적인 연대에서 오는 학술적 간극이 있을지라도, 우리 마음속에서 설문대 신화는 제주 역사의 가장 근원적인 출발점으로 영원히 빛나고 있습니다.
설화는 신화의 숭고함, 전설의 증거성, 그리고 민담의 친근한 속삭임을 모두 품고 있는 인류의 오래된 이야기 그릇입니다. 제주라는 거대한 배경 위에서, 창조신 설문대할망의 신화가 시(詩)라는 옷을 입고 평론(評論)으로 태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