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에서 어떤 포지션입니까?"
화려한 덩크슛을 꽂는 에이스입니까, 묵묵히 골 밑을 지키는 센터입니까?
저는 코트 구석구석을 쉴 새 없이 뛰어다녀야 하는 ‘슈팅 가드(Shooting Guard)'였습니다.
S그룹에서 IT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정보관리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클라우드 기획자가 되기까지.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는 멈추지 않고 달렸습니다. 차가운 기계실의 소음 속에서, 쏟아지는 이슈와 마감 기한이라는 수비수들을 뚫어내며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대로 계속 달리면, 나는 고장 날 것이다."
번아웃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순간, 저는 과감하게 '육아휴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남자가, 그것도 한창 일할 나이의 가장이 1년을 쉰다는 것에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단순한 쉼이 아닌, 방전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재부팅(Reboot)'이 필요했습니다.
이 책은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는 육아 지침서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의 등굣길을 배웅하고, 텅 빈 집에서 매일 독서와 러닝으로 나를 채우고, 농구 코트에서 3점 슛을 던지며 '나 자신'을 되찾아가는 회복의 기록입니다.
복직 후, 저는 뒤처졌을까요? 아니요. 저는 전보다 더 유연하고, 더 강력한 슈터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지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당신에게, 도망치고 싶지만 멈추는 것이 두려운 이 시대의 모든 슈팅 가드들에게, 먼저 용기 내어 쉬어본 선배로서 이 책을 권합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도 경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 쿼터를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