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은 과학의 본고장이었지만, 배비지는 연구의 심장부가 서서히 멈추고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왕립학회의 권위주의, 상과 명예에 치우친 평가, 허술한 심사와 기록 부재, 장치와 데이터의 불정밀, 젊은 연구자의 이탈까지 냉정한 사례로 드러낸다. 이 책은 과학을 늦추는 관례를 걷어내기 위해 표준화된 측정과 투명한 공개 심사, 실패의 기록, 공정한 연구비 배분, 학회와 저널의 책무 재설계라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한다. 계산기관을 설계한 발명가다운 통찰로 배비지는 제도라는 장치를 정밀 조정해야 과학이 다시 속도를 낸다고 말한다. 오늘의 연구 현장과 과학 행정, 학회 운영, 대학원 교육까지 직결되는 이 고전은, 우리 과학 생태계를 점검하는 거울이자 리부트 매뉴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