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에 산해경이 있거늘, 해동에 어찌 그러한 책이 없으리오"
2019년 경북 영주의 한 고택 대들보에서 발견된 의문의 고문서. 스스로를 '운곡산인(雲谷山人)'이라 칭한 조선 후기의 한 선비가 평생에 걸쳐 기록한, 이 땅의 신령과 괴이한 존재들에 관한 기록이 240여 년의 잠에서 깨어났다.
《해동이물지(海東異物志)》는 중국의 《산해경》에 비견될 만한, 한반도 최초의 신화 박물지다.
*산경(山經)* 편에서는 백두산 천지의 용, 금강산 만이천봉의 선녀들, 지리산 청학동의 비밀, 한라산 설문대할망의 전설을 만난다.
*해경(海經)* 편에서는 동해 용왕의 수정궁, 서해 임경업 장군의 조기잡이, 그리고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 환상의 섬 이어도를 탐험한다.
*야경(野經)* 편에서는 불방망이를 든 도깨비, 천 년을 산 구미호, 밤에 빛나는 야광귀의 진짜 정체를 파헤친다.
*인물지(人物志)* 편에서는 곰과 호랑이 부족의 이야기로 재해석한 단군 신화, 오룡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해모수, 그리고 춤과 노래로 역신을 물리친 처용랑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한다.
*물산지(物産志)* 편에서는 하늘에서 내린 세 가지 보물 천부인, 귀신을 부리는 비형랑의 피리, 만 갈래 파도를 잠재우는 만파식적의 행방을 추적한다.
이 책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 실제 역사서에 기록된 우리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만약 조선시대에 《산해경》 같은 책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창작 문학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우리가 잊고 있던 한반도의 신비로운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