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의 철학(Natural Philosophy, 1910)
이 책은 조각난 과학 지식을 '에너지'라는 하나의 원리로 통합하려는 거대한 지적 시도다. 저자는 과학의 목표를 순수한 진리 탐구가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실용적인 도구로 먼저 정의한다. 여기서 논리학과 수학은 이러한 경험적 개념을 체계화하는 수단으로 제시된다.
책의 핵심인 물리 과학에서 오스트발트는 그 시대를 지배하던 기계론적 유물론을 거부하고 '에너지론'을 주장한다. 그에게 물질은 에너지의 한 형태일 뿐이며, 우주의 실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에너지다. 이러한 관점은 생명과 정신 영역으로 확장된다. 생명체는 태양의 복사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하여 엔트로피 증가에 저항하며 자신을 유지하는 '정류 상태'의 시스템이며, 정신 활동 역시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고도화된 에너지 변환 과정이다.
나아가 그는 문명과 윤리의 척도를 '자유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으로 정의한다. 사회 조직과 언어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도구이며, 진정한 진보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사용이 가능한 에너지를 인류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 책은 물리학에서 윤리학에 이르는 모든 영역을 에너지 법칙으로 관통하며 통일된 세계관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