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20만 년의 목격자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7만5천 년 전, 블롬보스 동굴에서
한 어머니도 그랬습니다.
아이의 차가워진 이마에 눈물을 떨어뜨렸습니다.
당신의 눈물과 그녀의 눈물, 같은 것입니다.
당신이 두려움 속에서 선택해야 했을 때,
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7만4천 년 전, 토바 화산의 재 속에서
천 명도 그랬습니다.
어둠 속에서 홍해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당신의 두려움과 그들의 두려움, 같은 것입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
다른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4만 년 전, 한 동굴에서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도 그랬습니다.
종의 경계를 넘어 손을 잡았습니다.
당신의 사랑과 그들의 사랑, 같은 것입니다.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느끼는 모든 것,
누군가 이미 느꼈습니다.
당신의 37조 세포 안,
30억 염기쌍 속에
20만 년이 숨 쉽니다.
모든 눈물.
모든 선택.
모든 사랑.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당신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2012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CRISPR.
인간이 처음으로 자신의 DNA를 편집했습니다.
20만 년 동안 우연이 쓴 이야기를
이제 우리가 씁니다.
누가 아프고 누가 건강할지.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질지.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 책은
사실에서 질문을 뽑았습니다.
상상을 입혔습니다.
함께 사색하려 했습니다.
짧은 문장은 숨을 멈춥니다. 한 박자.
긴 문장은 당신을 안으로 이끕니다.
답을 주지 않습니다.
여백을 남깁니다.
당신 안에
블롬보스의 눈물.
토바의 두려움.
홍해의 선택.
네안데르탈인의 사랑.
모두 당신 안에 있습니다.
지금도 숨 쉽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20만 년이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이 다음을 씁니다.
호흡하는 책입니다.
천천히.
DNA 20만 년의 목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