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의 시대를 건너며
우리가 사는 시대는 너무 빠르다.
기계의 속도가 사람의 마음을 앞서고,
효율이 감정을 대신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작은 숨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병원에서, 밭머리에서,
나는 그들의 얼굴을 잊지 못했다.
서류를 넘기던 손, 환자를 부축하던 손,
흙을 다독이던 손 ?
그 손끝마다 언어가 있었다.
시가 태어난 자리는
화려한 감정이 아니라 존재가 버티는 자리였다.
존엄은 거창한 단어가 아니라
느린 호흡의 이름이었다.
〈혼성시대〉는 그들의 기록이다.
도시와 농촌, 인간과 기계가 뒤섞인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여전히 사람의 온도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