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교 60년. 사람의 나이로 치면 귀가 열린다는 이순(耳
順)에 해당한다. 그동안 두 나라는 오해와 갈등, 때로는 대립
을 겪어왔지만,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화
해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이미 6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기성세대에게 일본은 여전히 앞선 나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에게 일본은 더 이상 동경의 대상만은 아
니다. BTS, K-드라마, 영화 〈기생충〉과 같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오히려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다. 그럼에도 일본은 여전히 신비롭고 매력적인 이웃이다. 닮
은 듯 다르고, 가까운 듯 먼 그 문화와 생활양식은 여전히 호
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
으로 가까우면서도 문화적으로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우리는
이웃을 잘 아는 듯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낯설고 의외의
풍경이 펼쳐진다. 음식, 생활 습관, 의례, 언어 표현 하나에도
양국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녹아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 일본인의 일상과
생활문화?독특한 메뉴, 반바지 교복, 고유의 주거양식 등 의
식주에서 드러나는 삶의 철학을 엿본다. 둘째, 사회와 제도?
인사법, 공휴일, 노년의 삶처럼 일상에 스며든 대중문화를 탐- 5
구한다. 셋째, 예술과 언어?축제, 전통혼례, 가요, 인사법 등에
서 전통문화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들은 일본에 머물고 연구하며 겪었던 경험을 수필 형식으
로 풀어냈다. 때로는 소소한 생활 관찰이, 때로는 비교 문화적
분석이 담겨 있다. 하지만 공통된 주제는 하나다. 바로 “낯선
듯 친숙한 일본”을 더 깊이 이해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지혜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는 경제와 정치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결국 사람과 사람, 생활과 생활이 만나 쌓이
는 이해가 가장 오래 가는 기반이 된다. 이 책이 그 작은 디
딤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