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의 역사(A History of Political Economy, 1888)
본서는 19세기 후반, 고전파 경제학의 추상적 연역론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역사적이고 사회적 실재와의 괴리가 심화하던 시기에 출간된 저자의 기념비적 저작이다. 잉그램은 이 저술을 통해 당대를 지배하던 리카도 학파의 정통주의(Orthodoxy)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평으로서 '역사적 방법(Historical Method)'을 강력하게 주창하였다.
이 책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경제학의 시공을 초월한 불변의 자연법칙으로 간주하는 태도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경제 현상이란 고립된 메커니즘이 아니라, 정치, 법률, 종교, 도덕 등 사회의 다른 모든 요소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진화하는 '사회적 유기체'의 한 기능임을 역설한다. 따라서 경제 이론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특정 시대와 특정 국가의 발전 단계에 조응하는 상대적 타당성을 지닐 뿐이라는 것이 잉그램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는 오귀스트 콩트(Auguste Comte)의 사회학적 통찰과 독일 역사학파의 방법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영국 경제학계의 독단적 추상화 경향을 타파하고자 했던 지적 시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