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고현학―시·선·소리로 읽는 강원의 장소』는 걷기라는 일상적 행위가 예술적 감각과 사유로 확장되는 과정을 기록한 연구 활동 작품집이다. 강원도 춘천과 화천의 길에서 세 사람은 ‘목적지’보다 ‘감각’에 먼저 닿는다. 흙의 냄새와 텃밭의 기척, 호수의 외곽과 풍경의 테두리, 집의 형태와 동물의 움직임처럼 언어 이전에 도착하는 장면들을 천천히 따라 걷고, 그때 포착된 미세한 기류를 각자의 예술 언어로 옮긴다. 기록은 하나의 방식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시가 감각의 속도를 붙잡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선이 시선을 끌어당기며, 또 어떤 페이지에서는 소리가 몸의 리듬을 다시 세운다. 서로 다른 매체는 경쟁하지 않고, 같은 장소를 다른 각도에서 비추며 겹쳐진다. 이 책이 제안하는 것은 ‘장소를 이해하는 해설’이 아니며, 장소가 먼저 말을 걸어오는 순간에 응답하는 방법이다. 걸음에서 시작된 감각의 흔적들이 엮여 하나의 장소적 풍경이 되고, 독자는 그 풍경의 바깥을 읽기보다 그 안을 함께 걷게 된다.
*해당 산바다랩 연구모임 자료집은 강원특별자치도 도비보조금으로 강원문화재단·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원 하에 제작되었습니다.
*공동 저자 인세는 초록우산재단에 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