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건물’ 사람들〉은 허허벌판에 세워진 오각뿔 형태의 건물을 무대로, 개인이 어떻게 집단에 의해 흡수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냉정하게 탐구하는 단편소설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재단은 단순히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집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신념과 욕망의 동일화를 통해 개인을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규합’과 그 수단으로서의 ‘거짓말’이다. 생계와 불안을 담보로 면접에 참여한 인물들은 점차 자발적 선택의 주체가 아닌, 조직의 논리를 내면화한 존재로 변모한다. 특히 ‘노랑머리’가 토로하는 “거짓말밖에는 없습니다”라는 고백은, 동일한 욕망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구조적 거짓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개인이 사회를 만들지만 동시에 사회에 의해 재구성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조직과 이념이 개인을 전초기지로 전락시키는 과정을 집요하게 그려낸다. 〈그 ‘건물’ 사람들〉은 특정 지역이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은 보편적 질문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집단과 개인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