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뒤의 경제학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잘 보지 못했던 집안일과 가사 노동을 ‘경제’와 ‘역사’의 언어로 다시 읽어내는 책입니다. 루시 메이너드 새먼은 한 끼 식사를 차리기까지 필요한 준비, 청소, 고용과 임금, 가정부와 고용주의 관계를 면밀히 따라가며, 식탁 뒤에서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 어떻게 한 시대의 계급 구조와 젠더 질서를 형성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집 안의 노동을 그저 “돕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인프라이자 조직된 노동으로 바라보는 이 책은, 왜 가사 노동이 늘 저평가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여성의 삶과 가족,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어떤 비용을 남겼는지 집요하게 묻습니다. 동시에 새먼은 교육받은 여성들이 가정과 살림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의미를 짚으면서, 부엌과 식탁이 지식 생산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합니다. 식탁 위의 음식만 보던 시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 뒤에서 움직이는 경제와 권력, 윤리의 지형도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날카롭고도 설득력 있는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