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브뤼셀에서의 짧은 유학 시절 동안 유럽의 여러 나라를 둘러볼 수 있었다. 브뤼헤의 조용한 운하, 로마의 밤거리, 피렌체의 돌길 위에서 나는 그 도시들과 눈을 맞추고, 길을 더듬어 가며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 밖의 여러 나라 도시들은 대부분 업무 출장 중에 자투리 시간을 쪼개어 ‘주마간산’처럼 둘러본 곳들이다. 넥타이를 풀어 놓고 슬그머니 여행자의 눈빛으로 금빛 파고다가 비치는 양곤의 저녁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방콕의 뒷골목을 헤매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 스친 이국의 도시들은 생경한 모습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며 뜻밖의 감동을 선사해 주곤 했다. 이 책에는 그처럼 여행이나 출장길에서 문득 마주친 도시의 단면들, 내 감정이 스며든 장면들, 그리고 그 속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의 단편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