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정신(The Group Mind: A Sketch of the Principles of Collective Psychology, 1920)
20세기 초반, 심리학이 개인의 내면 탐구에 머물러 있던 시기에 사회적 실체로서의 인간과 그들이 형성하는 거대한 정신적 유기체를 규명하고자 했던 야심 찬 시도의 산물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포연이 걷힌 직후 출간된 이 책은 단순한 사회학적 분석을 넘어, 인간이 모여 이루는 집단이 어떻게 독자적인 정신생활을 영위하며, 그 과정에서 개인의 사고와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고 형성하는지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저자는 전작 《사회심리학 입문》에서 인간 본능의 기초를 다졌다면, 본서에서는 그 본능들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조직화하는지를 다루었다. 맥두걸은 '집단정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그것이 개인들의 의식을 초월하여 공중에 떠다니는 신비적이거나 초자연적인 실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에게 집단정신이란, 집단 구성원들의 정신적 힘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만들어낸 '조직화한 체계'이다. 이 체계는 개별 구성원들의 단순한 합을 넘어서며,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과 관습, 그리고 제도를 통해 현재의 구성원들을 형성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연속성을 지닌 실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