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우주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전,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의 바다를 상상했다. 빛도, 전기도, 중력도 모두 그 바다를 통해 전달된다고 믿었던 매질, 바로 에테르다. 윌리엄 조지 후퍼의 고전 명저 에테르와 중력은 이 잊혀진 이론이 어떻게 우주를 설명하려 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매혹적이었는지를 치밀하게 펼쳐 보인다. 이 책은 힘과 물질, 에너지와 열, 빛과 전기, 자기와 중력까지 당시 물리학이 다루던 거의 모든 현상을 에테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꿰어 보려는 과감한 시도를 담고 있다. 현대 물리학의 기준으로는 ‘틀린 이론’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과학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실패하며, 그 실패를 딛고 어떻게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자료다. 아인슈타인이 지워버린 금지된 이론, 에테르는 정답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과학적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어 갈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시대의 세계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지를 따라가게 만드는 지적 모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