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칠순을 맞아 오랜 세월 붓과 함께 걸어온 흔적을 한 권의 작품집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집은 당초 계획했던 세 번째 작품집의 일부분입니다. 세 번째 작품집은 그 동안 두 번에 걸쳐 만든 작품집이 서예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사군자를 중심으로 한 문인화가 한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집의 주요 구성은 2001년부터 교수신문이 매년 한 해가 끝나는 12월에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를 각각 예서체와 행초서체로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 사자성어 대한 의미를 알 수 있게 당시의 국내외 사회 현상을 간단하게 정리하였습니다.
독자들은 이 작품집을 통해 각 사자성어가 지닌 함축적 의미와 상징성을 서예의 미학적 표현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자성어는 짧지만 깊은 철학을 담고 있으며, 당대의 사회 문제와 공론의 흐름을 한 문장에 응축해 담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말들이 서예 작품으로 재해석될 때, 단순한 언어적 전달을 넘어 정신적 울림과 시각적 감흥을 함께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글자의 기세, 흐름, 여백은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정서를 새로운 감각으로 되살려 내어, 독자들이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감성을 체험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서예는 단순히 글씨를 쓰는 예술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한 획을 긋기까지의 호흡, 먹이 번지는 순간의 긴장감, 완성된 글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은 제게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자 쉼표와 같습니다.
서예를 하면서 좋은 점은 글씨 속에 담긴 의미의 깊이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스승님과 선배들의 가르침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큰 기둥이었고, 함께 배움을 나누며 성장해 온 많은 벗들은 제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제 곁에서 힘이 되어 준 가족들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가족의 격려는 언제나 큰 힘이 되었고, 삶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칠순이라는 나이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길을 준비하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겸허한 마음으로 붓을 잡아 새로운 배움과 정진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 작품집을 펼쳐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많이 부족한 작품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앞으로도 서예를 통해 삶의 깊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