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의 법정』은 한 인간이 달에 도착하자마자 ‘인간’이 아니라 ‘동물’로 분류되며 시작되는, 가장 기이하면서도 가장 날카로운 풍자소설이다. 달의 주민들은 네 발로 걷고, 연기로 식사하며, 시를 교환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 낯선 규칙들은 우스꽝스러운 장식이 아니라, 우리가 ‘상식’이라 부르는 기준이 얼마나 임의적이며 권력에 의해 조율되는지를 드러내는 장치다. 종교와 과학, 도덕과 관습, 언어와 제도는 과연 누가 정하고 무엇을 위해 유지되는가. 달의 철학자들과 벌이는 논쟁과 ‘법정’의 심문은 독자를 웃게 만들면서도, 웃음 뒤에 남는 불편한 질문을 피할 수 없게 한다. 고전적 상상력으로 현실을 재판대에 세우는 이 작품은, 초기 과학소설의 원형이자 오늘의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