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자신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정작 거울 속 얼굴은 보지 않게 됩니다. 보고 싶지 않아서요. 22년 차 부장, 팀장, 과장. 명함에 적힌 직함은 선명한데, 그 아래 있어야 할 '나'는 점점 흐릿해집니다. 회의와 보고서, 성과 압박 속에서 우리는 묻습니다.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소모품이 되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저는 20년 전 건축 전문 기자였습니다. 마감에 쫓기고, 술자리에 시달리고, 새벽에 귀가하는 삶. 어느 날 거울 속 지친 얼굴을 보다가 깨달았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그렇게 연꽃 농부가 되었습니다.
귀농은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삶을 가장 정직하게 마주해야 가능한 선택이에요.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쌓인 피로와 상처, 그것이 바로 새로운 삶의 뿌리가 될 수 있어요. 흙탕물은 장애가 아니라 뿌리내릴 토양이니까요.
이 책은 철학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20년간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선 현장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토지는 어떻게 고르는지, 농촌 이웃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정부 지원 제도는 무엇이 있는지, 실제로 돈은 얼마나 버는지. 미화된 귀농이 아니라 실패와 성공을 모두 솔직하게 풀어놓았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느끼는 피로와 혼란은 실패가 아닙니다. 그건 신호예요. 삶의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 이 책은 그 신호를 구체적인 설계도로 바꿔드립니다.
귀농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한 가지는 분명해질 겁니다.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도시 밖에서도, 아니 어디서든 존엄하게 살 수 있다는 것.
연꽃처럼 다시 피어오를 준비가 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