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오래 전,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 라는 통신망이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비공개〉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는데, 최다 조회수를 올리며 숱한 화재를 낳았습니다. 한때 기혼자들의 항의를 받아 연재를 중단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유는? 뻔했습니다. 왜 이런 글을 써서 통신을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SNS가 대체를 하고 있지만 막 인터넷 보급이 시작되던 그 시기에는 통신이라는 공간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엄청난 곳이었습니다. 가정이라는, 도덕이라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굴레 속에서 살아가던 그들에게는, 통신은 그야말로 환상의 공간이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도 그런 유토피아의 공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시작이 되었고, 컴퓨터 통신을 통해 배우자 이외의 상대를 만나는 비밀스런 외도의 현장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한때는 이 이야기 때문에 많은 시련도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이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정을 지킬 수 있었다는 수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IMF와 겹치면서 정말로 많은 가정들이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 도피처가 바로 PC 통신이었습니다.
당신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이 글을 써 가는 도중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수 많은 통신 매니아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햇살이 나비처럼 잘게 부서져 내리는 봄이 오면, 바다를 보러 갈 겁니다. 그리고 그 품에 안길 겁니다. 느낌이 다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