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음 화 5초 카운트다운'이 끝나기 전, 당신은 리모컨을 찾은 적이 있나요?
우리는 매일 수십 번 재생 버튼을 누른다. 유튜브, 넷플릭스, 숏폼 영상들. 손가락 하나로 세상의 모든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우리는 그 편리함이 공짜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화면이 선명해질수록, 지구 어딘가에서는 거대한 공장의 스위치가 켜지고 있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탄소'에 관한 이야기다.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가 아닌,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시작되는 탄소. 자동재생 버튼 하나, 고화질 설정 하나가 어떻게 해저 케이블을 타고 데이터센터로 흘러가 전력망을 움직이는지, SBS에서 19년간 현장을 취재해온 기자가 생활의 언어로 풀어낸다.
프랑스 통신사 고지서에서 발견한 '탄소발자국 920g'이라는 숫자. 영수증을 주지 않는 것이 기본값인 파리의 마트. 저자는 유럽에서 목격한 작은 변화들이 어떻게 시민의 습관을 바꾸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문제는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의 설계라는 것을.
이 책은 당신을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한다. 왜 우리는 멈추기 어렵도록 설계된 세상에 살고 있는가? 그 편리함의 비용은 누가 치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기후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완벽한 친환경 실천가가 아니다. 다만 오늘 밤, 자동재생을 끄는 작은 선택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 사람이다. 죄책감 대신 발견을, 설교 대신 질문을 건네는 이 책과 함께, 당신도 오늘 밤 멈춤 버튼을 눌러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