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고 있다고 느꼈는데, 뭔가 어긋나 있다
AI에게 질문을 던지면 답변이 온다. 문장은 매끄럽고, 내용도 틀리지 않는다. 잘 쓰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애매해진다. 답변은 여전히 괜찮은데, 그걸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받은 것은 많은데, 손에 쥔 것은 없다.
다시 질문한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다시 써줘. 거의 다 왔다는 느낌이 든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답변은 계속 달라지는데, 완성에 도달했다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결국 지쳐서 멈춘다. 완성이 아니라 포기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저도 같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문제는 AI가 아니었다. 질문을 던지기 전에 끝내야 할 생각이 있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어디까지를 내가 정해야 하는지. 그걸 건너뛴 채 질문부터 던지고 있었다.
AI는 빈 곳을 그냥 두지 않는다. 목적이 흐릿하면 스스로 짐작하고, 방향이 없으면 방향을 설정한다. 그래서 준비되지 않은 질문을 던져도 그럴듯한 답변이 온다. 편리하다. 하지만 바로 그 편리함이 문제를 가린다. 빈 곳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진다.
이 책은 AI를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AI를 쓰기 전에 내가 먼저 정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 책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 하나를 남긴다.
AI에게 묻기 전에, 나는 이미 결정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