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 말이라고 했는데, 마음은 잘 보이지 않고 말만 무성한 시대를 살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직업 전선에서 드디어 손을 떼고 불현듯 마음이란 녀석에 대해 공부를 해 보려고 첫 발을 떼는 찰나, 밖으로 나온 마음이 말이라는 표현을 듣고는 아차 싶었습니다. 자칫 엉뚱한 길목으로 접어들면 마음의 줄기를 타고 내려가 그 뿌리를 찾지도 못하고 튼실한 과실도 하나 챙길 수 없는 순간을 맞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여기로 이렇게 나를 이끌었습니다.
말의 뿌리가 가서 닿은 마음의 한 조각 한 조각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온존한 나의 삶 속에서 하나로 어울려 돌아가는, 마치 두 팔을 들어 올려 춤을 추는 듯한 부드러움이 말을 마음에 쟁여 넣는 느낌입니다.
한 발 한 발 뒤쪽에 남아 있는 발자국은 분명 있지만 걸어온 기억은 모두 사라진 느낌이라 해야 할까요? 지난 걸음에 대한 기억을 편집 없이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하는 대로 마음을 쓰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말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