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은
탁구를 잘 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늘고 있는데도 늘지 않는 느낌에 빠지는지,
공은 넘어가는데
몸은 왜 점점 굳어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탁구장은 이상한 곳이다.
실력이 늘면 기쁠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는
“왜 안 늘지?”라는 말만 늘어난다.
그때부터 탁구는
운동이 아니라 의심이 된다.
내가 틀린 건지,
몸이 배신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잘못 느끼고 있었던 건지.
이 책은 그 질문 앞에
정답을 들고 서지 않는다.
대신 옆에 앉아 말한다.
“혹시, 공만 보고 있지 않았어?”
“자세가 아니라 감각이 먼저 잠든 건 아닐까?”
라켓을 쥔 손,
바닥에 붙지 않는 발,
반 박자 늦은 스윙,
그리고
‘오늘은 감각이 안 좋네’라는
가장 편한 변명까지.
이 책은
그 모든 순간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바라본다.
탁구는 결국
공을 치는 운동이 아니라
자기 몸을 관찰하는 운동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성장은
새 기술을 배울 때가 아니라
“오늘 좀 이상하다”를
정확히 느낄 수 있을 때
다시 시작된다는 걸 말한다.
잘 치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다닌 사람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이렇게 짧다.
나는 탁구장을 다녔다.
그 안에는
잘 친 날도,
못 친 날도,
그만두고 싶었던 날도,
그래도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갔던
수많은 하루가 들어 있다.
공을 보지 말고,
잠깐
자기 몸을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