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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의 갈등은 대개 사소한 불편에서 시작된다.
복도에 놓인 물건, 밤늦은 소음, 닫히지 않는 거리.
문제는 크지 않지만, 반복될수록 감정은 쉽게 소모된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이웃'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선택한 대응의 기록이다.
대화를 포기하는 대신 규정을 확인하고,
감정을 앞세우는 대신 기록을 남긴다.
이 소설은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디까지가 공동의 공간인지,
어디서부터 개인의 경계가 시작되는지를 조용히 짚어 나간다.
이 책은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상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비워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감정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것은 기록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기록이 관계를 다시 배치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담담하게 증명한다.
말이 닿지 않을 때,
소리를 키우지 않고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이 있다.
이 소설은 그 조용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