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인가. 이 땅에 태어난 이라면,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혹은 서로에게 던졌을 질문이다.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변해가지만, 이 질문만큼은 언제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한다. 나는 이 소설을 시작하며, 그 질문의 뿌리를 더듬듯 먼 옛날로 신화와 전설이 뒤엉킨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 고조선과 배달국, 신시의 이름이 적힌 책장을 넘기던 순간을 기억한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현실과 환상이 겹쳐진 그 이름들. ‘배달의 자손’이라는 말은 오랜 시간 동안 나에게 교과서의 활자나 뉴스의 멘트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나는 문득 그 이름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게 되었다. 만약 신시가 정말로 존재했다면 그곳은 어떤 곳이었을까? 배달의 빛이란 단지 머나먼 신화 속에만 머무는 빛일까 아니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안에도 여전히 숨 쉬고 있는 빛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