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데모스는 (중략) 1592년, 동방의 나라 조선에서 거대한 전쟁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내다보았다. 왜의 대군이 바다를 건너오리라. 그리고 그의 영혼은 경상도 땅의 한 좁은 협곡, 작원관에 주목했다. 강 절벽에 난 길. 험준한 산을 가로지르는 좁고 긴 벼랑길. 그곳을 장악하려는 거대한 침략군과 소수의 병력으로 필사적인 방어전을 펼치는 군대.
작원관을 뒤덮은 피의 안개 속에서, 삼백의 병사가 홍섭처럼 쓰러져 가고, 감꽃처럼 떨어졌다. 그들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희생은 깊은 상처로 이 땅에 새겨졌다. 작원관은 피로 물들었고,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